[스크랩] 삼일절에 부쳐

3월 1일이 되면 언제부터인가 묘한 생각이 들곤 합니다. 더우기 저같이 일본에서 온 조상을 가진 사람에게는 말이죠. 이사고 가네가도, 일명 사야가로 불리웠던 카톨릭 사무라이를 선조로 가진 우록 김씨 일족에게는 삼일절은 참 안타까움을 주는 날입니다. 독립의 열망보다도 나라잃은 설움을 먼저 생각하게 하니 말입니다.
카톨릭 신자로서 자신의 조국인 일본에 오히려 총부리를 돌리고 싸웠던 왜령장이자 일본의 조총제조 기술을 조선에 전수한 총포부대의 대장의 후예들은 조선 총감부에 의해 일제 강점기에 많은 고통을 받아야 했습니다. 일본 무장이면서 조선에 항복한 사람의 자손이 우록동에 살고 있다는 사실이 조선통치에 장애가 된다는 이유로 철저하게 우롱당해야 했습니다.
심지어 조선과 일본 모두에게 고통을 받아야만 했지요..
물론 이제는 다 지나간 과거의 이야기일 뿐이지만 저는 적어도 자랑스러운 한국인이고 싶네요. 그리고 언젠가는 두 나라가 서로 협력하고 존중할 수 있게 되기를...
물론 현 일본 총리같은 또라이가 계속 나온다면 결코 이루어질 수 없는 바람이겠지만

혹시 관심있으신 분들을 위해 니혼대학 교수인 하세가와 쓰토무가 저술하고 조여주님이 번역하여 출간된 책이 있습니다. 귀화한 침략병이라고..
==
1642년(인조 20년) 김충선, 사야가는 그 파란 많은 71년간의 생애를 우록동에서 마감했다. 일생 동안 이방인이며 또한 침략군의 한 사람이라는 자괴감을 안고 살았다.
그는 다음과 같은 유훈을 자식들에게 남겼다.

"나라에 충성하고 부모에 효도하며, 성실하고 검소하게 나의 뜻을 이어받는다면, 조상은 일본인이지만 자손은 훌륭하다고 평가받을 것이다. 그것이 나의 영예이다[정헌태부 김충선 - 이사고 가네가도]"
하세가와 쓰토무 - "귀화한 침략병"(현대문학 간)

Justin

출처 : 미국 30대 40대 모임

글쓴이 : Justin 원글보기

메모 :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저도 "나의 민족"에게 설움을 받으면서 컷어요. "중국 짱깨"이니,"미국 갈보"니, "외국물먹어서 건방질 것"이라는 선입견. 앞뒤 없고 이유없는 인종 차별, 민족 차별을, 바로 형제 자매인 사람들에서 받는 것 처럼 섭섭하고 마음을 더럽히게 하는 것이 없을 것입니다.

 

정말 한국 사람이 아니고 싶었던 때도 있었습니다. 지금도 "미국 사람"이라는 국적때문에 "한국 민족이 아니라" 낙인 찍히는 우리들 아니겠습니까.

 

그러한 선입견과 그러한 섭섭함을 자신있는 내 자신을 가꾸는 기회로 삼고, 한국사람보다도 더 한국 사람이 되는 우리들이 저는 참 자랑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