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4번째 시즌을 보게 된 것은 순전히 타이밍덕분이었습니다. 널널한 주말 오랜만에 티비앞에서 앉아 채널 서핑을 하고 있던 중, 친구가 내게 "런어웨" 쇼에 대해 언급했을 때, 마침 채널이 브라보 채널 (BravoTV.com)에 멎었습니다. 그리고 그 채널에서는 프로젝트 런웨이(Project Runway)의 지난 시즌을 방영하는 중이었지요. 11월 14일, 수요일부터 매주 수요일에 새로운 4번째 시즌도 시작한다는 광고와 함께.
이게 무슨 우연인가싶어 오늘 프로젝트 런웨이 쇼 시간이 되어 티비앞에 앉았습니다.
프로젝트 런웨이에 관하여:
에미(Emmy)상을 시상받기도 한 프로젝트 런웨이(Project Runway)는 독일 출신의 수퍼 모델, 하이디 클룸(Heidi Klum)이 제작한 쇼입니다. 하이디 클룸이 직접 진행합니다. 15~16명의 경쟁 참가자로 각 시즌의 첫 회를 시작하는 이 쇼는, 매 주마다 주어진 주제 및 재료로 패션 의상을 디자인하여, 바느질부터 완성까지 디자이너들이 직접 모두 끝내 모델에게 런웨이 워킹까지 시키는 것을 방영합니다. 3명의 주재 심사원 외에 1-2명의 초대 심사원이 매 주 1등 한사람을 뽑고, 꼴등은 경쟁 자격을 실격하여 그 주를 마지막으로 쇼를 떠나는 형식입니다.
경쟁자들은 뉴욕의 유명 호텔, 아틀라스(Atlas)에서 합숙을 하며 매일 유명 패션 대학, 파슨스 (Parons The New School of Design)에서 연달아 주어지는 새로운 주제의 프로젝트를 끝내기 위해 치열한 노력하게 됩니다. 최종 3명의 결승자들은, 패션 디자이너들이 꿈꾸는 뉴욕 올림퍼스 패션 위크(New York's Olympus Fashion Week)에서 패션계의 기라성같은 인사들 앞에 자신의 콜렉션을 소개하는 패션쇼를 하게 됩니다.
우승한 경쟁자와 작품은 엘(ELLE) 잡지에 실리게 되고, 자신의 디자인 라인을 시작할 수 있는 미화 십만불을 포상받게 되며, 자신의 디자인 라인을 후원사 중 하나와 제휴, 판매할 수 있게 됩니다. 또한 자동차 및 각종 상금은 물론 여러 제품 판매와 홍보 기회도 갖게 됩니다.
경쟁 기간 내내 각 참가자를 조언하는 지도교사는 현재 리즈 클레어본(Liz Claireborne, Inc)의 Chief Creative Officer인 팀 건(Tim Gunn)이 맡고 있는데, 그의 날카로운 눈과 직설적이면서도 편안한 조언이 매우 정확한 것이 매우 인상적입니다. 그 인기에 떠밀려 지금은 다른 패션 관련 티비 쇼도 맡고 있습니다.
주재 심사원들은 제작자이며 호스트이고 수퍼모델인 하이디 클룸 자신을 포함하여, 저명한 디자이너 마이클 코어스(Michael Kors)와 엘(ELLE) 잡지의 패션 디렉터인 니나 가르시아(Nina Garcia)이며, 초대 심사원으로는 연예계 및 모델계, 패션계의 영향력 있는 인사들이 나와서 공동 심사를 하게 됩니다.
4번째 시즌, 프로젝트 런웨이 한국계 미국인 참가자: 홍 빅토리아
프로젝트 런웨이의 4번째 시즌은 2007년 11월 4일에 시작, 매주 수요일마다 브라보 채널(BravoTV.com)에서 방영되고 있습니다.
2번째 시즌에서는 라오스 출신 베트남계 미국인, 클로이 다오(Chloe Dao)가 우승했습니다. 늦게나마 2번째 시즌을 보니, 정말 차분하고 프로페셔녈하며 여성의 몸을 너무도 잘 아는 사업가로서, 우승을 할 만 하더군요. 여성으로서, 그리고 동양계 사람이니,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었고, 참 뿌듯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시즌을 보니 또 눈을 끄는 사람이 있습니다. 현 34세의 차분한 한국계 미국인, 홍 빅토리아 (Victorya Hong)입니다.
홍 빅토리아(34. Victorya Chison Hong: 한글이름 홍지선)은 3살때 도미하여 버지니아 주 윈체스터 시와 필라델피아에서 성장, 시카고 대학 (University of Chicago)을 졸업했습니다. 9학년 회장과 학교 학생 회장도 역임했던 홍씨는 대학 졸업 후, 근대 미국 문학으로 박사학위를 따고 대학에 머물 것으로 생각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아직은 젊음이 있다는 것을 무기로 삼아, 주머니에 달랑 미화 200불을 들고 학생 비자로 프랑스, 파리로 향합니다. 이 6개월의 방문 계획은 유럽에서 저널리스트로서 6년의 체류로 바뀝니다.
유럽에서 저널리스트로 활약을 하던 어느 날 아침, 홍씨는 "나는 지금 당장 미국으로 돌아가서 패션을 공부해야 한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결단력 있고 부지런한다"라는 팀 건의 평가답게, 홍씨는 그 자리에서 귀국행을 계획합니다. 2002년 홍씨는 뉴욕의 파슨스 (Parsons) 대학에 입학을 하게 되며, 여러 패션 회사와의 종사를 하며 현재는na•be(나비)라는 레이블을 제작하기까지 이르렀습니다(www.nabeny.com). 현재 홍씨는 올해 2월에 결혼한 남편과 함께 뉴욕에 주거중이며, 부모님은 펜실베니아주에 계십니다.
도미 당시 작은 마을이었던 윈체스터에서는 한국처럼 같은 가격에 양질의 디자이너 제품을 찾을 수 없었음에, 홍씨의 어머님은 제품을 스스로 만들어 사용하시기에 이르렀는데, 그렇게 패션에 민감하셨던 어머니의 영향을 많이 받았던 것을 패션에 대한 관심의 첫발검이라고 손꼽는 홍씨입니다. 특히 지난 2월, 자신의 결혼식 준비를 하며 웨딩 드레스를 만들게 되었던 것도 큰 경험이엇다고 합니다.
홍씨의 디자인은 주로 여성복입니다. 디자인에 임할 때 입을만한가하는 내구성을 항상 보고 있으며, "이것을 내가 입을 것인가? 친구들이 과연 입겠다고 할 것인가"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합니다. 여성이 왜 이 옷을 다른 옷보다 더 선호할 것인가를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음을 자신의 디자인 원칙으로 설명합니다.
"패션은 그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는 예술입니다. 안타깝게도 그것을 모르시는 분들이 계시는데요. 패션이란 지극히 개인적인 자기 표현이거든요. 우리가 매일 매일, 하루에 일어나서 제일 먼저 하고 있는 자기 표현이요."
홍씨는 프로젝트 런웨이 경쟁 참가 동기 중 하나를 현재 운영하고 있는 "나비"사의 이름을 알리기 위한 것도 있다고 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 자신의 디자이너로서의 개인적인 챨렌지도 받고 싶었구요.
시즌 #4, 에피소드 1
첫번째 주제는 한정된 옷감만을 이용하여 "이것이 나다"라고 할 수 있는 자신을 표현한 옷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다음은 홍 빅토리아 지선씨의 작품입니다.
Design by Victorya Modeled by Jacqueline
다음은 같은 주 우승 작품입니다.
Design by Rami Modeled by Ashley
시즌 #4, 에피소드 2
이 주의 초대 심판관은 연예계와 패션계의 아이콘, 사라 제시카 파커(Sarah Jessica Parker)가 작업실로 직접 깜짝 등장을 합니다.
이번 주제와 추가 상품도 매우 기회가 좋습니다. 이번 주 주제는 "저가격으로 고급 의상을 입는다"로서, 소비자 가격이 미화 40불 미만인 의상을 준비하도록 합니다. 따라서 예산도 각 한 사람마다 식사 한끼 가격밖에 안되는 15불이 주어집니다 (헉.. 하고 놀랐습니다. 옷감이 얼만데.. 어휴.)
이번 에피소드에서 우승하는 사람은 Steve & Barry's에서만 구입할 수 있는 사라 제시카 파커의 라인, 비튼(BITTEN)과 단독 계약을 하여, 2008년 가을/겨울 아메리칸 스포츠 콜렉션으로 판매할 수 있게 됩니다 (www.bittensjp.com).
각 디자이너들은 30분내로 디자인을 해서 파커에게 세일즈 피칭을 하게 되며, 그 중 6명만 파커가 1차 합격을 시킵니다. 그리고 나머지 디자이너들은 뽑힌 6명의 개인 보조원이 되어 팀으로 일하게 됩니다.
잠시 빗나가는 말입니디만, 자기와 함께 할 이 팀을 뽑는 과정에서 느낀것인데요. 뽑힌 6명이 자기와 일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안뽑힌 6명 중 뽑는 과정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I choose..., so-and-so." (내가 뽑는 사람은..., 아무개 입니다.)
1차에서 누락된다는 것도 서럽고 보조원이 된다는 것도 자존심 상하는 일인데, 뽑힌 사람들은 "너 이리 오세요"하는 식으로 이름을 부릅니다. 처음부터 보조원 취급을 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홍 빅토리아씨는 이렇게 이름을 부릅니다.
"Kevin, would you please work with me?" (케빈씨, 저와 일해 주시겠어요?)
저는 이 말 한마디에 홍 빅토리아씨에게 반했답니다. 이렇게 말을 해 주는데 누가 최선을 다 해 도와주고 싶지 않겠습니까? 함/께/ 일하는 모습. "이리 와"가 아니라 "함께 일하자"라고 부탁하는 사려 깊은 마음. 본받아하지 않겠습니까?
다음은 단돈 15불로 만들어내 이번 에피소드의 우승을 따 내어 사라 제시카 파커의 가을/겨울 콜렉션으로 판매하게 된 빅토리아씨의 디자인, 빅토리아와 케빈의 공동 제작품입니다.
아 참. 다음 링크에 가시면 독자 여러분이 직접 점수도 주실 수 있습니다: 여기를 누르세요.
Design by Victorya and Kevin Modeled by Anna Lita
다음 싸이트에 가시면 우승 후기 인터뷰 내용이 있습니다. 영어로 되어 있습니다: 여기를 클릭하세요.
기타 홍 빅토리아 사진:
출처: BravoTV.com
자료 및 사진 출처:
http://www.bravotv.com
http://www.winchesterstar.com
http://www.inrich.com
http://www.naben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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