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이 들었냐구요.
아니오.
뒷산에 불이 났습니다.
한국에서 뒷산이라고 하면 그저 "산등성이" 정도의 크기이지요.
아시다시피 미국의
뒷산이라고 하면
몇 천 스퀘어피트의 한국의 작은 마을 크기입니다.
음... 과장한 건가?
아니면 말구...
하옇든, 뒷산에 불이 났습니다.
지난 80년대에,
Mudslide, 대지진,
불, 홍수를 잇달아 겪으며
"남가주에서 내가 왜 살아~"
"에구, 내 팔짜야"
하면서도
"그래도 남가주가
좋지~"
라고 싱글벙글 낙천적이었던 추억이 있습니다.
그 때 말리부에서 넘어오는 널름거리는 불길을 보며,
이거, 도망을 가야되
말아야되...하고 고민을 했었습니다.
오늘도 산 너머로 넘어오는 불이 보입니다.
만만치 않습니다. 바로 옆 동네로 불이
번져왔습니다.
이만하면 다들 혼비백산이 되어 동네 사람들이 도망갈 듯도 한데...
참 나. 조용하고 평화롭습니다.
아무도 집앞으로 나오지 않습니다.
산불 냄새와
함께 맛있는 저녁 음식 냄새가 풍겨옵니다.
저도 이렇게 한가하게 컴 앞에 앉아,
아이스크림 퍼 먹으면서 카페를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헐헐...
이게 웬 배짱입니까.
옆집 건너 하늘이 빨갑습니다.
용의 혀 같은 커다란 불길이 아름답기까지
합니다.
일레인 홉
Elaine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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